점심을 먹고 썬큰에 앉아 있다. 아직 밥을 다 먹지 않은 아이들이 있어서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이 밥을 먹다가 깍두기가 매워서 못먹을 때 안먹어도 되는지 물어볼 사람이 필요하고, 자기 식판 설거지를 하고 잘 닦였는지 확인받아야 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다.
기다리면서 하늘을 보는데 공 떨어지지 말라고 설치해 놀은 그물이 눈에 들어온다. 며칠전에 아이들이랑 <나는 3학년 2반 7번 애벌레>을 읽었는데, 애벌레들이 말하는 방충망으로 뒤접힌 집이 마치 지금 내가 있는 썬큰 같았다. 내가 계속 고개를 젖혀 위를 쳐다보니까 아니들도 내 옆으로 와 고개를 젖히고 하늘을 보며 말한다.
“우리가 봤던 애벌레 책에서 나온 집 같지?”
아이들도 나랑 같은 생각이었나보다. 우리가 같이 책을 읽고, 같이 생활을 하다보니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게 되나보다. 신기한 마음에 나는 웃으면 “그러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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