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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최소현/퍼셉션 대표] 성공적인 인생 설계를 하라


한국최초 커피 전문 브랜드를 만드는데 그것이 바로 ‘할리스커피’이다. ‘할리스다움이 무엇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아이덴티티가 누적되지 않았다.
‘할리스의 진짜 가치는 무엇인가요?’, ‘어떤 고객을 위해 일하고 있나요?’ 라는 질문을 했고,
‘빨간색이 노란색으로 바뀌면 고객이 우리를 알아봐 줄까요?’ 라는 질문을 했다.

​보이는 것만 바뀐다고 다 바뀌지 않는다.
할리스를 바꾸면서 남길 것은 남기고, 버릴 것은 버리고,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은 최대한 살려보자는 관점으로 브랜딩을 진행하게 됐다.
이름과 심벌에 의미가 있는데, 미국에서 연수중일 때 가장 열정적이었던 바리스타의 이름을 따서 할리스라고 지었고, 양옆 두 명의 사람이 보인다. 바리스타가 정성스럽게 내린 커피 한잔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브랜드 경험설계는 인생설계와 다르지 않다.


브랜드를 만들고 키우는 일들을 할 때 사람과 닮아 있는 생각을 하게 된다. 태아처럼 어럽게 나아서 이름을 짓고 예쁜 옷을 입고 밖으로 내보낸다. 밖에서 아이가 멋진 존재가 되길 바라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우리 모두 하나의 브랜드이자 브랜더이다. 브랜드는 로고나 심벌 눈에 보이는 것만 아니라, 또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꾸미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내고 누구에게 어떤 것을 전달 할 것인가, 등 보이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모든 전달과 과정 그리고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간단한 공식이 있다. 우리가 누구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은 굉장히 단순한 과정이다. 여기서 Sender는 나 자신이다. 우리의 이야기가 늘 잘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이야기가 정확하지 않아서 혹은 매력이 떨어져서 혹은 열심히 해도 경쟁자가 너무 많고 사회도 너무 빨리 바뀌고 대상도 너무 빨리 변심을 한다.


가장 황당한 경우에는 화자만 있고 청중이 없는 일이다. 위에서 그냥 뚝 떨어진 일이나, 시장과 대상은 없고 공급자의 입장만 있는 경우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주고, 어떻게 이야기 할 것인가?

​브랜드 경험 설계1_우리다움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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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서 할 수 있는 일, 결국은 함께 만드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야한다. 우리다움이 너무 두루뭉술하다면,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브랜드는 각자 저마다의 다움을 가지고 있다. 이 다움이라는 것이 전략적으로 사용되고 있긴 하지만, 고객이 우리를 사랑할 수 있는 처음이자 시작 그리고 모든 끝까지 들고 갈 수 있는 기준이다.

​삼각형 그리기


우리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우리는 어떤 업을 하는 사람인가? 우리의 경쟁관계는 어떤 사람인가? 를 살펴봐야 한다. 똑같이 카페 업을 한다고 해도 커피 중심인지, 복합 공간 중심인지, 다 달라질 수 있다. 우리의 업을 정의하고 나면 삼각형을 그린다. 맨 밑에 단계에서는 감성적인 것들과 물리적인 것들을 적게 된다. 그 다음 단계에서는 우리만의 차별화 된 것들, 혹은 우리가 차별화 해야만 하는 것들을 적게 된다. 이 작업을 하고 나면 구체적인 문장으로 적는다. 삼각형의 내용들은 고객들이 우리를 선택하는 개념일테고, 문장들은 그 개념을 설명해주는 문장이 된다. 어떤 브랜드는 000에게 어떠한 근거로 인해 무슨 가치를 주는 무엇이다. 멋있는 슬로건이 너무 많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잘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브랜드 경험 설계2_대상 파헤치기


누군가에게 커뮤니케이션할 때 최대한 타깃을 좁혀야 적중률이 높다고 말하지만, 중요한 것은 처음에 우리가 얼마나 많이 확장해서 생각하고 좁혔는가 이다. 이에 도움이 되는 이해관계자 맵을 말하고자 한다.
충무로에 있는 대하극장이 있다. 그 옆에 서예길이 있다. 서예길 활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할 때 '도대체 누구를 위한 활성화냐?"란 논쟁이 많았다. 관광객만 하더라도 그들의 국적과 목적이 모두 다르고, 바로 옆에 있는 동국대생들은 아주 중요한 인해관계자였다. 무엇보다 주민, 인쇄업종사자들도 무시할 수 없었고, 사업을 해야 하는 서울시도 고려를 해야 했다.


내가 하는 일을 중심에 두고 여러 이해관계자를 생각해 보는 것이 첫 단계이다. 각각 그룹마다 어떤 니즈와 숨겨진 욕구, 불편한 요소는 없는지 그룹의 속성을 정의하다보면 관계를 멀리 떨어져서 새로운 관계와 가능성이 보인다. 일을 진행하다보면 '왜 그들을 생각 못했을까?'라는 평가가 있다. 그런 오류도 줄일 수 있다. 확장해 보고 좁혀가면서 구체적인 프로파일링을 하게 된다.

​브랜드 경험 설계3_고객여정맵


​타깃과 우리가 맺는 관계들을 쭉 그려봐야 한다. 다깃은 우리를 어떻게 알게 되고, 우리는 타깃에게 어떻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지 고객여정맵을 통해 그려볼 수 있다.


누군가 우리를 인지하기 전, 서비스와 제품을 사용하고 이탈하고 또 재구매하는 모든 과정들을 가로축으로 적는다. 세로에는 단계마다 고객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하고 느끼는지를 적고, 불편한 점도 적는다. 어떤 기회요소를 만들어야 하는지 구체적인 접점을 만들어낸다. 중요한 것은 느낌을 꼭 적어야 한다. 어떤 가게에 들어가서 나올 때 ‘다시 오진 않을거야!’ 라는 마음을 먹은 적이 있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고객들의 마음을 읽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 단계에서 모든 관계자들이 함께 만들어야 한다.

​브랜드 경험 설계4_ 오감연상으로 우리다움 표현하기


우리는 누구인가, 대상은 누구인가, 어떤 접점을 통해 전달할 것인가, 이 세 가지 단계로 기본 계획을 잡은 후 우리다움을 표현해야 한다. 우리는 무엇 같을까? 무엇을 닮았을까? 언어로만 규정할 수 없는 우리다움을 오감으로 만들어내면, 이후의 제작물에도 도움이 되고 브랜드 내재화에도 도움이 된다.


이미지를 모으고, 청각, 촉각으로 우리다움을 정의해보면 좋겠다.

​브랜드 경험 설계5_내재화


앞에서 정의한 것들을 구성원들과 함께 실천해보는 과정이다. 제품과 서비스 조직뿐만 아니라 한 개인의 브랜딩에도 적용해볼 수 있겠다.

​할리스 커피 이야기


결국은 매장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서비스와 공간이 바뀌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다. 할리스 자체에서는 '우리는 누구인가', '고객의 니즈는 무엇인가'를 찾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다. 확장하고 고객을 좁히고 페르소나를 만드는 작업을 했다. 그 주인공을 중심으로 프로파일링을 했었다. 누구를 무엇을 할 것인가가 정해지다 보니까 마케팅, 프로젝트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기도 했다.

​플레이스 캠프 제주


이곳에서는 일하는 사람을 플레이서, 고객들을 플레이어라고 부른다. 플레이서에게 플레이스다움을 물어볼 때 누구나 자신 있게 이야기를 한다.
브랜드는 누구나 만들 수 있고, 누구나 잘 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혼자서는 어렵고 꾸준히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외부의 목소리보다는 내면의 목소리에서 출발하는 것도 중요하겠다.


브랜드는 살아있는 생명체와 닮아있고, 브랜딩은 어떠한 존재를 양육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어떤가? 어떤 목표를 담아서 인큐베이팅 하고, 또 어떤 염원을 담아서 이름을 짓고 어떤 영유아기를 거처서 모습다운 모습을 만들어 가는지, 그 기다림의 시간을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 성장하면서 독립하면서 개체성을 만드는 이야기, 우리는 무엇을 만들어 어떻게 키우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좋겠다. 다양한 이야기 거리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외부와 소통한다. 늘 좋은 에너지만 나눠질 수 없을 것이다. 그 때 잘 버텨내고 성장하고 진화하려면 가장 중심에 있는 우리다움이 명확해야 한다.
브랜드와 브랜딩, 경험설계라고 말하면 거창한 명분에 끝날 수 있다. 맥락을 봐야 한다고 하지만 작은 디테일이 중요할 수 있고, 그래서 그 시작점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전체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