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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줍줍/우아한 오후 1시

2019.11.20 수요일 1pm

날씨가 너무 춥다. 점점 더 추워질 거란 얘기에 겁이 나서 그런지 마음이 움츠려진다. 따뜻하게 밥을 먹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별로 졸리진 않았지만 좀 누워서 잤다. 편안했다. 좀 자는데 바깥에서 애들이 빽빽 소리를 질러 깼다. 저학년 남자 아이와 여자 두명이 싸우고 있었다. 남자 아이가 괜히 여자 아이가 하는 말에 약올리듯 말꼬리를 잡는 것 같았다. 알아보니 둘은 올해 4월부터 사이가 안좋았다고 했다. 내가 아이들에게 화해하고 싶은 마음이 있냐고 물으니 둘은 없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그럼 일단 둘은 떨어져 있고 부딪치지 말라고 했다. 괜히 노는데 방해하지 말라고 했다. 이렇게 갈등 상황을 만나면 나는 최대한 해결을 하려고 한다. 선 해결 후 공감 뭐 이런 것 같다. 4월이면 6개월이 넘게 서로 소리를 빽빽 지르면서 싸웠을텐데 내가 갑자기 툭 튀어나와 훈계하고 사과시키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박재연 소장님은 사랑 받는 사람은 상대의 시간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이 떠올랐기 때문에 나는 우선 6개월이 넘게 서로 미워했을 아이들의 시간을 존중해주기로했다. 그래서 서로 부딪치지 말자는 해결책을 주었다. 우리가 흔히 시키는 서로 손잡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화해하는 그 일은 어쩌면 서로 거리를 두는 것부터 시작해 되게 많은 과정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바쁘다고 이 과정을 생략해서 정말 중요한 화해의 가치를 모르는 아이들로 자라게 해선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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