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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줍줍/생각느낌발견

돌아가는 길

돌아가는 길

우리집은 낙성대역 근처이다. 우리집에서 서빙고온누리교회까지 차로 30분이면 간다. 늘 목요일이면 리더십 모임에 가야했고, 화요성령집회에 가거나, 바이블아카데미도 가야 할 때면 일주일에 많게는 세번 서빙고 교회에 가곤 했었다. 내가 서울로 이사를 올 때 서빙고 교회와 가까워진 게 좋았다.

오늘은 우리집에서 서빙고 교회까지 2시간 반이 걸렸다. 목요일마다 있는 비폭력대화 연습모임을 빠지고 오랜만에 교회에 갔다. 공동체에서 유튜브팀을 새로 시작했는데, 유튜브팀으로 모인 사람들이 모두 내가 너무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이들과 리더십모임 전에 잠깐 만나 첫 회의를 하려고 교회에 갔다. 시간이 저녁시간이라 나와 경훈이가 먹을 것을 준비해가기로 했다. 나는 카레를 준비했고, 경훈이에게 밥을 부탁했다. 카레는 우리 학교 근처 단골 반찬가게에서 샀다. 우리학교 학부모님이 하시는 곳인데 건강한 식재료를 사용하시고, 음식맛도 좋아서 자주 이용한다. 친구들에게 건강한 집밥을 먹이고 싶을 때 이곳에서 사서 함께 먹곤 했다. 집밥 느낌이 나는 건강한 음식을 파신다. 이곳에서 카레를 주문했는데, 내가 오늘 학교에 안 가는 날인것을 깜빡 하고 말았다. 학교에 간 어제 카레를 가져왔어야 했는데 생각도 못했다. 그래서 오늘 카레를 가질러 부천에 갔다가 서빙고로 가야 했다. 부천에서 카레를 데우고 베이컨과 계란후라이도 해가지 시간이 좀 더 걸렸다. 음식 준비를 마치고 서빙고로 향했다. 이렇게 가니 2시간 반이 걸렸다.

너무 늦지 않게 도착했지만, 그래도 약속했던 시간보다 10분이 넘어 도착했다. 내가 조금 더 부지런을 떨었으면 좋았게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친구들은 내가 가져온 카레와 경훈이가 준비해온 밥과 반찬들을 맛있게 먹었다. 감탄이 줄줄이 이어졌다. 너무 뿌듯했다.

평소에는 30분거리인 서빙고 교회지만, 오늘은 2시간 반이나 돌아갔다. 나의 삶 속에도 가까워 보이지만 돌아가는 것 같은 길이 있다. 성경 속에서도 출이집트한 이스라엘 사람들은 가나안 땅으로 가기 위해 수십년을 돌아 갔다. 돌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오늘 내가 긴 시간을 돌아 교회에 갔어도 힘들거나 억울하지 않았던 이유는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줄 카레를 가져가기 때문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중요한 것을 가지고 가려면 이렇게 돌아가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 돌아간 시간과 거리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나의 삶 속에서 하나님이 나로하여금 돌아가게 하신다면 분명 나를 위해 중요한 것을 주시기 위한 것임을 깨닫는다. 내가 놓고 간 것이 있기때문에 그거 들려 보내시려고 나를 돌아가게 하시는 것으로 믿어진다.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시고, 사랑하는 내게 주시는 돌아가는 길과 시간 역시 나를 위한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음식을 차에 실고 서빙고로 가려는데 우연히 만난 현우가 호떡을 사줬다. 돌아가는 길 여정에 이런 작은 이벤트도 있다니. ㅎㅎ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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