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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줍줍/우아한 오후 1시

2020.7.1 목요일 1pm

하루열기 때 나는 왜 이렇게 기분이 나빴을까?
여자 아이들이랑 이야기를 하는데 그 옆에서 귀를 쩌렁쩌렁하게 하는 딱지 소리 때문에 기분이 나빴을까?
나를 보자마자 숙제를 못했다고 말하는 아이의 말에 기분이 나빴을까?
꾸리꾸리한 날씨 였을까?
나는 하루열기를 하러 칠판 앞에 섰는데 기분이 나빠졌다. 맥이 빠지고 우울했다. 곧바로 아이들에게 “나는 배려 받고 싶어”라고 말했다.

딱지 치는 소리가 너무 크니까 쉬는 시간에 딱지를 쳐주는 것
내가 누군가와 이야기 하고 있으면 기다려 주는 것
내게 할 말이 있으면 수업 중이 아닌 쉬는 시간에 말해주는 것
나는 이것들을 배려라고 알려줬다. 그리고 나는 이런 배려를 받고 싶다고 했다.

오늘 마음놀이 시간에 율이랑 짝궁을 했다. 풍선 하나 가지고 신나게 뛰어다니며 놀았다. 서로 마주 보고 웃고, 서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수업을 마무리 하면서 선생님에게 율이가 간식을 받았다. 율이는 곧장 내게 달려와 뻥튀기를 주겠다고 했다. 내가 괜찮다고 했는데 얼른 가져가라고 했다. 내가 그럼 하나만 가져가겠다고 하니까 두개 가져가라고 했다.

나는 오늘 아이들에게 배려를 받고 싶다고 다그쳤는데
아이들은 내게 사랑을 주고 있었다. 내가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친 것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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