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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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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 오늘은 음악 시간이 있는 날이다. 악보를 안 가져왔거나 잃어버린 아이들은 음악 시간 전 악보를 준비해야 했다. 쉬는 시간이 되면 필요한 악보를 빌려 복사하라고 했는데, 쉬는 시간이 되자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매번 노는 숲 속 놀이터에 가봐도 보이지 않았다. 2층도 올라가 보고 강당에도 가봤는데 보이지 않았다. 강당에서 다시 1층으로 올라가려는데, 현관문이 열려 있었다. 현관문 사이로 아이들 모습이 보였다. 셋이 쪼르륵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무슨 비밀 이야기를 하려고 여기까지 나왔을까 생각을 하다가, 재잘재잘 수다도 떨고 여유롭게 가을 햇볕도 쬐는 것 같아 이 시간을 방해하지 않기로 했다. 쉬는 시간을 잘 활용해 편안하게 쉬는 아이들을 보니 나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반 문화 만들기 다시 개학을 했다. 코로나19로 부분 등교를 하는 바람에 다시 새학기처럼 이래저래 정해야 할 것이 많았다. 자리, 청소 역할, 식사 당번, 몸 깨우기 때 할 놀이 등등 정해야 할게 수두룩했다. 사실 이런 것들은 아이들이랑 금방 정할 수 있다. 시간도 많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아이들이 이렇게 다 같이 오랜만에 수업을 하는 거라 서로 부딪치지 않고 수업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과 규칙을 잊었을까 봐 걱정이었다. 수업 속 분위기와 반 문화는 긴 시간을 들여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중간에 긴 휴식기간이 생기면 공든 탑이 무너진 듯 다시 문화와 약속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수업 속 교사의 말에 아이들은 저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교사에 말에 공감해주는 말, 자기의 경험, 궁금한 ..
상어 놀이 놀이터아이들이랑 같이 산골 놀이터에 갔다. 아이들은 그동안 거리두기로 오래 동안 친구들이랑 놀이터에 가지 못했던 터라 내가 아이들에게 놀이터에 가자고 하니까 소리를 지르고 만세를 하며 기뻐했다. 놀이터에 가자마자 하고 싶은 놀이를 하며 놀았다. 그네를 타고 싶은 아이는 그네를 타고, 여럿이 어울려 놀이를 하고 싶은 아이는 “이 놀이하자! 저 놀이하자!”하며 친구들을 모았다. 평소라면 나는 나무 아래 선선한 그늘이 있는 벤치에 앉아 아이들이 놀고 있는 장면을 물끄러미 보고 있어야 하는데, 오늘은 아이들이랑 같이 놀고 싶어 입고 있던 카디건을 벗어던졌다. 상어 놀이 우리는 상어 놀이를 했다. 지상은 바다라 술레인 상어만 두 발로 다닐 수 있고, 미끄럼틀 등 구조물을 이상이라 사람만 다닐 수 있다. 상어가 지..
책 녹음하기 등교중지기간이라, 2,3명씩 아이들을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숙제 확인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안전한 거리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교실엔 5명 이상 들어오지 않게 했다. 오늘은 오전에 2명을 만나고 오후에도 2명을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은 키도 더 크고 까맣게 타기도 했다.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아이들과 만나 어떻게 지냈는지 물었다. 아이들은 바닷가에 간 이야기, 요즘에 재밌게 읽고 있는 책 이야기를 내게 해줬다. 태풍과 코로나19로 학교에 못 오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 혹시나 따분하지 않았는지 걱정되었는데, 나름 이 시간을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아이들과 학기 초 같이 읽은 녹음을 했다. 아이들이 재밌게 읽은 책이기도 하고, 처음 같이 읽은 책이어서 이 책을 골랐다. ..
아이들이 원하는 것_선택 수업 이야기 | 아이들이 원하는 것“나는 너희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고, 너희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너희들도 알다시피 내가 실수할 때도 있잖아. 나는 알고 싶어. 어떻게 하면 너희들이 즐겁고 신이 나는지.” 2학기 개학을 하고 오랜만에 칠판 앞에 선 내가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에게 필요할 거라고 생각한 수업, 숙제들이 있다. “책 읽기를 꾸준히 하면 책 읽는 습관이 생겨서 너희에게 도움이 돼”“청소는 꼼꼼하게 해야 해”“모르는 문제가 있더라도 도전해 보자” 등등등 이 모든 소리가 아이들을 위해 했던 말이었지만, 아이들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내가 생각하기에 내가 좀 일방적일 때가 있었다. 이 부분이 내가 아이들에게 고백한 내 실수였다. 아이들에겐 내 말이 지겨운 잔소리일 텐데,..
지역신문 기사 아이들과 있었던 일을 기록하기로 작정하고 기사가 나왔다. 매일매일 기록한다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지만, 그래도 이렇게 일상이 쌓이니 추억이 되고, 그때 그때 마주하는 장면을 생생히 기억할 수 있어 기쁘다.
나무동구반 달력 이야기 http://www.kong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6118&page=3&total=258나무동구반 달력 이야기 - 콩나물신문내가 처음 부모님을 떠나 자취를 했을 때우리 모두에겐 시기는 다 다르지만 자립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내게도 생활 속에서 크고 작은 선택들을 했던 순간이 있다. 처음 좋아하는 옷 취향이 �www.kongnews.net 내가 처음 부모님을 떠나 자취를 했을 때 우리 모두에겐 시기는 다 다르지만 자립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내게도 생활 속에서 크고 작은 선택들을 했던 순간이 있다. 처음 좋아하는 옷 취향이 생겼을 때 엄마가 입혀주는 옷 대신 내가 정한 옷을 입고 학교에 가기도 하고, 부모님이 집에 모두 안 계셔서 혼자 끼니를 때우기 위해 처..
통합반 이야기 http://www.kong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5400&page=4&total=258통합반 이야기 - 콩나물신문산학교는 4,5학년은 통합반으로 두 학년이 섞여 두 반으로 나눠 일 년을 생활한다. 4학년은 처음 통합반을 경험하게 되고, 5학년은 지난 해 경험을 갖고 동생들과 한 해를 지내게 된다. 새로운 변�www.kongnews.net 산학교는 4,5학년은 통합반으로 두 학년이 섞여 두 반으로 나눠 일 년을 생활한다. 4학년은 처음 통합반을 경험하게 되고, 5학년은 지난 해 경험을 갖고 동생들과 한 해를 지내게 된다. 새로운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설레임 속에서 통합반이 정해지는 과정을 써보았다. | 시작 이제 막 4학년, 5학년이 된 아이들과 동그랗게 모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