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교 (18) 썸네일형 리스트형 2021.3.3 수요일 1pm 아이들이 너무 예쁘고 귀엽다. 내가 준 공책을 정성스럽게 꾸미는 모습도 너무 예쁘고, 서툰 청소지만 열심히 쓱쓱 빗자루질을 하는 모습도 예쁘다. 1학년 동생들이랑 같이 놀아주려고 슬쩍 옆으로 다가가 같이 그림 그리고 같이 장난치는 것도 귀엽고, 내가 몰래 간식 준다니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오오! 좋아! 좋아!” 하며 갑자기 말을 잘듣는 것도 귀엽다. 오늘 아침에 “지금 마음이 어때?” 하고 물어보니 어떤 아이는 행복하다고 하고, 어떤 아이는 기대가 된다고 하고 어떤 아이는 엄마 아빠가 보고싶다고 했다. 내가 서로의 마음을 이야기하는건 중요해 왜 그런지 알아? 하고 물으니 “서로의 마음을 이야기해야 더 잘해줄 수 있어요.” 하고 말한다. 아이들은 어떻게 알았을까? 정말 그런데. 다 귀찮아서 혼자 있고 싶.. 2021.3.2 화요일 1pm 아이에게 설거지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수세미를 들고 비누를 묻힌 다음에 하나씩 닦아보는거야” 아이는 내 말에 팔을 슥슥 걷어 부치고 조그만 손으로 수세미를 잡아 설거지를 했다. 설거지를 하면서 예전에 학교에 와서 설거지 배웠던 얘기를 해준다. 자기도 다 할줄 아니 설명 그만해도 된다는 말이다. 나는 아이의 말에 우와를 외치며 가만히 지켜봤다. 아이 말대로 그냥 지켜만 봐도 아이 스스로 잘했다. 아이는 설거지를 다 하고 도구들을 제자리에 착착 놓았다. 하이파이브는 필수다. 뭐 하나 끝나면 꼭 하이파이브 해야한다. 그러면 아이가 어깨를 으쓱하며 신나 다다다다다 뛰어간다. 쓰레기를 쓸어 담으면 하이파이브 빗자루를 제자리에 놓았다고 하이파이브 자기가 논 장난감 정리해도 하이파이브 칠판에 써있는 글씨 공책.. 2021.2.26 금요일 1pm 이제 2학년에게 슬슬 책읽기 숙제를 내줬더니 칠판에 이렇게 자기 마음을 써놓았다. 너무 웃기다. 아이들의 마음을 좁혀나가봐야겠다. 점점 좋아지는 날이 있지 않을까 기댜해본다. 2021.2.25 목요일 1pm 산학교의 점심시간은 다양하고 역동적이다. 아이들은 자기가 할거를 어떻게 이렇게 잘 찾아서 즐기는지 신기하다. 2021.2.24 수요일 1pm 반이 바뀌고 나서 부쩍 내게 자주 와주는 아이들이다. 예전처럼 같은 반으로 함께 지내지 못하는 아쉬움에 나도 창문으로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함께 지내던 시간들이 고맙게 느껴진다. 우리가 어떻게 이렇게 1년을 보냈는지 싶다. 이 애들이 자라서 고학년이 되고 중학생이 되면 지금 느끼는 애틋함 더 커질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하루하루 나랑 함께 해주는 이 아이들을 내 마음 속에 잘 담아둬야지 2021.2.23 화요일 1pm 교사실 구조를 바꿨다. 소파 위치를 바꾸는 햇볕이 드는 이곳에 아이들이 모인다. 모여서 바느질도 하고 총싸움도 하고 앉아 쉬기도 한다. 아이들이 편안하게 있으면 나도 편안하다. 2021.2.22 월요일 1pm 애들이랑 책정이를 한다고 교실 앞 그림책을 자 꺼냈다. 책꽂이가 토하듯이 책들이 바닥에 쏟아졌고 아이들은 책을 들어 제목을 확인했다. ㄱㄴㄷ 순서대로 책을 놓기로 해서 제목을 확인하면 각각 위치가 정해진 곳으로 가서 책을 놓는다. “이건 ㄱ” “ㄹ어딨어?” “이건 ㅊ이네” 이렇게 자음별로 책을 분리하는 작업을 하는데, 책도 무겁고 바닥에 쌓인 책들이 줄지를 않아 아이들이 조금씩 지쳐했다. 게다가 바닥에 펼쳐진 책들을 피해 왔가갔다 하려다 옆 친구와 부딪치기도 하고, 발을 밟기도 했다. 더는 안되겠어서 우선 소파에 책을 먼저 분류해 놓기로 했더니 더이상 발을 밟거나 부딪치지 않았다. 책을 다 꺼내니 책꽂이에만 꽂혀있어 잘 보지 못했던 책의 앞표지를 보게 된다. 속으로 ‘이런 책도 있네.’ 할만큼 재밌어 보.. 줌 수업 | 글쓰기 처음으로 줌 수업을 했다. 나나 아이들이나 줌 수업은 처음이라 전날 저녁 부랴부랴 테스트를 해보긴 했다.오늘 몇 번 오디오 연결이 불안하긴 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아이들이 잘 참여주었다. 괜히 울컥하고 아이들이 대견하다. 무엇보다 마스크를 안 쓰고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이들 표정을 얼마나 오랫만에 보는지 모르겠다. 3학년 아이들이랑 글쓰기 수업을 했다. 아이들이 책을 꾸준히 읽고 있는데, 책을 꼼꼼하게 읽고 내용을 잘 기억하라고 질문지를 줬더니 질문지에 있는 내용만 쏙 읽어서 안되겠다 싶어 줄거리 쓰기로 숙제를 바꿨다. 그래서 오늘 처음 줄거리 쓰는 방법을 알려줬다. 같이 읽었던 책으로 줄거리 쓰기 연습을 했다. 한번 읽었던 책이라 그런지 아이들이 어렵지 않게 줄거리를 썼다. 한명씩 돌..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