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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2020년 마음의반 기록하기

상어 놀이

놀이터

아이들이랑 같이 산골 놀이터에 갔다. 아이들은 그동안 거리두기로 오래 동안 친구들이랑 놀이터에 가지 못했던 터라 내가 아이들에게 놀이터에 가자고 하니까 소리를 지르고 만세를 하며 기뻐했다.     

놀이터에 가자마자 하고 싶은 놀이를 하며 놀았다. 그네를 타고 싶은 아이는 그네를 타고, 여럿이 어울려 놀이를 하고 싶은 아이는 “이 놀이하자! 저 놀이하자!”하며 친구들을 모았다. 평소라면 나는 나무 아래 선선한 그늘이 있는 벤치에 앉아 아이들이 놀고 있는 장면을 물끄러미 보고 있어야 하는데, 오늘은 아이들이랑 같이 놀고 싶어 입고 있던 카디건을 벗어던졌다.   


상어 놀이   

우리는 상어 놀이를 했다. 지상은 바다라 술레인 상어만 두 발로 다닐 수 있고, 미끄럼틀 등 구조물을 이상이라 사람만 다닐 수 있다. 상어가 지상으로 올라오려면 깽깽이를 해야 했다. 시간제한도 있다. 딱 10초다. 사람이 지상에 있다가 다른 지상으로 상어를 피해 몰래 올라가면 승리다. 바닷속으로 가려면 어마어마한 상어를 피해야 하기도 하지만, 깽깽이로 힘겹게 가야 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상어가 사람을 터치하면 사람도 상어가 된다. 좀비와 비슷한 개념이다. 어쨌든 상어 놀이가 시작됐다.      

 

나는 처음엔 사람이었는데 시작하자마자 상어가 터치를 해서 상어가 됐다. 여기저기 달리며 매섭게 사람들을 몰았다. 내가 괴물처럼 큰소리로 “우 오오오오오!”하고 외치며 돌아다니자 사람인 아이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상어들을 만만하게 봤다가 나같이 큰 상어는 처음이었는지 기지 위에서 허둥지둥 대기 시작했다. 내가 그물 사이에 손을 넣어 위협을 하기도 하고, 갑자기 단번에 미끄럼틀을 쿵쾅쿵쾅 올라가기도 했다. 아주 긴장감이 넘쳤다. 결국 사람은 한 명이 남았다. 다른 기지로 가야 사람이 승리하는 터라 혼자 남은 사람은 긴장하며 상어들의 동태를 살폈다. 내가 다른 상어한테 반대쪽에서 사람을 몰라고 사인을 주고, 몰래 숨어 있다가 사람이 다른 상어를 피해 가는 방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마지막 남은 사람이 내가 있는 방향으로 천천히 뒷걸음질 치며 오고 있었다. 그 순간 내가 빠르게 미끄럽틀을 올라 사람의 등은 탁 터치해버렸다. 마지막 남은 사람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신이 나서 웃으면서 지상으로 내려왔다. 아주 재밌었다. 이렇게 오랜만에 놀아본 것 같다. 아주 긴장감이 넘쳤다.   

  

오늘은 부분 등교라 반 아이들이 다 같이 오지 못했는데, 다음에는 다 같이 와서 상어 놀이를 또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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