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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줍줍/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3. 일_다윗과 사울

|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것이요, 그보다 더 큰 일도 할 것이다. 그것은 내가 아버지께로 가기 때문이다. (요한복음 14:12)

#일과 예배
사울의 시작은 모든 것이 다 좋았다. 이스라엘의 첫 버째 왕으로 선택된 영예와 책임에도 불구하고 사울은 자만하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늘 하던 농부 일을 계속했다. 사울이 ‘왕’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몰라도 특권의 자리로 여기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그는 왕이라고 해서 노동에서 면제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사울은 장군으로서 탁월했을 뿐 아니라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도 훌륭했다. 첫번째 승리 후 그가 왕으로 뽑힌 것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을 쓸어 버리자는 제안을 그는 거절했다. 사울은 은혜ㅘ 관용의 정신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이었다.
사울은 어떤 적과 싸우든 그들보다 우월했고 연승을 거두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음을 암시하는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는 점점 일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일 자체는 잘 풀려 갔다. 믹마스에서 블레셋과, 그리고 시내산 지역에서 아멜렉과 붙었던 전투는 완벽하고도 만족스러운 성공을 거두었지만 각각의 경우세 사울은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하나님께 불순종을 저질렀고 사울과 맞섰다. 두 행위 모두 군사 전략적인 사고에서 비롯된 것들이었다.
두 번의 불순종이 모두 예배와 관련되어 있었다. 불레셋과의 싸움에서 저지른 불순종은 사울이 사람들을 단결시키고 전투를 준비시킬 목정으로 임의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린 것이었고, 아말렉과의 싸움에서 저지른 불순종은 하나님의 명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예배드릴 때 쓰려고 가장 좋은 짐승들을 죽이지 않고 남겨 두도록 허락했다. 그들이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그들 나름의 뜻대로 하나님을 예배하도록 놔두었다는 사실이다.
사울은 하나님께 기름부음 받은 자로서의 일을 통해 하나님의 주권을 표현했어야 했지만 어느 때인가부터 스스로 주권을 책임지는 것이 그의 일이 되었다. 그에게 예배와 일을 별개의 활동이 되어 급기야 일을 위해 예배가 도구화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일과 에, 예배와 일이 완전히 일치를 이룬 삶이다. 하나님이 모든 것의 주권자시고 인간의 일은 일하시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일하시는 하나님
성경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하나님의 모습은 ‘일하시는 하나님’, ‘창조하시는 하나님’이시다. 하나님께서는 남자와 여자를 동산에서 일할 일꾼으로 부르셨다. 일은 영성 생활의 기본적인 환경이다. 아이들의 놀이란 대개 어른들의 일을 연습하는 놀이다. 우리는 놀이를 통해 오른들의 일을 배워간다. 영성 생활은 우리에게 일거리가 주어지고 우리가 그 일에 착수할 때 비로소 시작된다.
성경에서 기름부음을 받는다는 것은 하나님에게서 일거리를 받는다는 의미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을 네게 맡기겠다. 그리고 너는 그 일을 할 수 있다.”고 하신다.
일은 그 기원이 하나님의 말씀과 행동에 있으며 따라서 인간이 너무도 쉽사리 하나님처럼 될 수 있는 장이기 때문에 인간에게 위험한 유혹의 장도 된다. 우리는 일을 잘 하거나 좋은 일을 할 때 정말 신과 같은 존재가 된다. 일은 많은 사람들을 유혹에 빠뜨린다.

​#왕업
모든 참된 일, 모든 진정한 일은 왕업에 포함된다. 인간을 파괴하고 기만하는 일은 ‘가짜 일’이다. 어떤 목적을 위해 힘을 기울였다고 해서 그 행동이 일이 될 수 있는 조건은 갖춘 것은 아니다.
일이란 일을 통해 자신의 주권을 표현하시는 주권자 하나님에게서 비롯된 것이며 그 하나님을 나타내는 행동이다.
1. 주권자는 혼돈에서 질서를 이루어 내며
2. 사물과 사람들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싸우며
3. 부정과 불행과 비참함에서 희생자를 구해 내며
4. 정죄받고 저주받은 이들에게 용서를 베풀며
5. 병단 자를 치유하며
6. 그 임재를 통해 대지와 사람들에게 존엄성을 영예를 부여하는 일 등을 한다.

하나님의 주권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주권은 일하는 주권이며 일을 통해 표현되는 주권이다. 본래 인간이 하는 모든 일은 주권자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연장이고 거기에 참여하는 활동이어야 했다.
일에는 존엄성이 깃들여 있다. 일에는 왕업으로서의 위엄이 깃들여 있다. 거룩한 소명으로서의 일을 회복하는 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맡겨진 주된 임무다. 모든 그리스도인의 직업은 거룩한 직분이다.

​#왕을 섬기는 왕_질서 세우기
다윗이 왕으로서 한 첫 번째 일은 왕을 섬기는 일이었다. 모든 진정한 일에는 섬김과 통치라는 두 요소가 하나로 결합되어 있다. 통치는 우리가 하는 일의 내용이며, 섬김은 우리가 그 일을 하는 방식이다.
우리가 하는 일은 우리 자신의 본질을 드러내준다. 우리의 가치관을 표현해 주고, 우리의 떡관을 드러내며,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에 관해 우리가 어떤 신념을 갖고 있는지 보여 준다. 그러나 반대로 일은 우리의 진정한 정체성을 감추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일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서 보고 우리에 대해 믿기를 바라는 무언가를, 그러나 실제로 우리는 그렇게 되는 데 관심도 없는 무언가를 선전하는 간판으로도 사용한다.
다윗이 왕으로서 했던 첫 번째 일은 음악 연주를 통해 혼돈에 빠진 사울의 정신과 감정에 다시 하나님의 질서를 세우려고 시도한 것이다. 혼돈 가운데 질서를 세우는 일이야말로 왕업의 기초다. 조화를 만들어 내는 일은 모든 일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