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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줍줍/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2. 이름_다윗과 사무엘

​|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마태복음 28:19)

​#기름부음 받을 자
그는 천천히 심지어 느긋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이고, 자신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으며, 자신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아는 사람에게서 풍겨 나오는 유유한 느긋함이었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분명히 아는 사람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
그는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을 자를 찾으러 베들레헴을 갔다. 이새의 아들들을 만났지만 그 누구도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을자가 아니었다.
다윗은 양치기 일을 하느라 먼 곳에 가 있었고 또 평소 업신여김을 받았기에 그 날 그를 베들레헴으로 데리고 와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다윗이 선택되었다. 그리고 기름부음을 받았다. 사람의 안목이 아니었다. 아버지나 형제, 심지어 사무엘의 안목도 아니었다. 오직 하나님의 안목에 의해 선택되었다. 그는 선택되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도록 하나님에 의해 사무엘을 통해 기름부음을 받았다.

​#평범한 사람
다윗은 평범한 사람에 불과했다. 그의 아버지가 빠뜨리고 사무엘에게 소개하지도 않았을 정도였다. 그는 있으나 마나 했던 존재였다. 하나님의 일을 위해 뽑히는 것은 일반 투표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그것은 또한 입증된 능력이나 유망한 가능성에 달린 것이 아니다.
우리는 각종 전문가들을 지나칠 정도로 중시하는 문화 속에 살고 있다. 그 결과, 일반인은 거의 바보로 취급당하며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해서 마땅히 그에 따라야 하는 사람으로만 여겨진다. 우리는 몸을 도로는 일을 의료 전문가들에게, 우리의 학습 책임을 교육 전문가들에게 내맡겼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스스로 사고할 줄 모르고, 인간의 문화 유산과 역사에 대해 무지하며, 광고와 정치의 조롱 섞인 조작 행위에 대해 무방비 상태인 대중을 만들어 놓았다. 우리는 대인관계를 계발하고 회복할 책임을 심리학 전문가들에게 내맡겼다. 그 결과 우리는 친밀감을 경험하는 일은 저조하고, 정서적 건강은 좋지 않으며, 우정은 드물고 가족 생활은 황폐하다. 어렸을 때부터 전문가에게 의존하도록 훈련받아 온 일반 평신도들은 여전히 믿음과 기도, 원수 사랑과 낯선 이를 환대하는 일에 무기력하고 무능하다.
이야기 속에서 인간은 약동하는 생동감을 가지고, 대담 무쌍하게, 창조적이고 예술적으로 사랑하고 기도하며 일한다.
교회 전체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사람은 일반 평신도다. 그 이유는 교회에서 다른 사람들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도록 돕고 격려하며 섬겨야 하기 때문이다.

​#이름
개인의 이름은 발아해서 장차 개인적인 이야기로 자라나는 씨앗과 같다. 하나님은 구체적인 이름을 가진 개인들과 관계를 ㅁ재으시지, 결코 일련 번호나 추상적 개념이나 목표나 계획과 관계를 맺으시지 않는다. 이름 짓기와 이름 부르기는 언어가 최고로 순수하게 사용되는 형태다.
다윗을 최초로 소개하는 이 이야기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은 그의 역할이나 지위에 대한 언급이 아닌, 바로 그의 이름이다. 우리 각자의 이름은 우리의 정체성에서 가장 공통적인 요소인 동시에 가장 개별적인 요소다. 우리 모두 이름을 갖고 있다. 하지만 각자는 오로지 자신에게만 해당되는 이름을 갖고 있다.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존중한다는 것이다.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선택한다는 것이다. 무시당하고 초대받지 못한 인물이었던 한 목동이 예언자와 성령에 의해 기름부음을 받은 후 마침내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으니, 그 이름이 바로 다윗이다.